안철수, 바둑해설 해봤다고 국수(國手) 꿈?
2012-04-16 11:38 (한국시간)
바둑해설가는 내로라하는 프로기사의 묘수를 기막히게 설명한다.

돌 하나 놓는 것을 보고 무엇을 위한 포석인지 알려준다. 어느 수에서 욕심이 과했고, 어떤 돌이 패착이었는지도 예리하게 평가한다.

그토록 바둑의 흐름을 잘 뚫어보고, 갖가지 복잡한 노림수를 읽어내는 수준이라면 프로기사로서 바둑계를 쉽게 평정할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설가는 해설가일 뿐이다. 그들이 국수(國手)의 반열에 오르는 경우는 없다. 바둑을 옆에서 보며 평가하는 것과 직접 두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패한 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끊임없이 거명되고 있다.

안 원장은 아직 대선에 관한 입장을 직접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다. 다만 기업가 출신 교수로서 각종 강연회 등을 통해 한국 정치, 경제, 사회 문제점 등에 대한 지적을 자주 해왔다.

야권에서는 지지율 높은 안 원장을 하루 빨리 영입해 야권 후보 경쟁구도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6일에는 마침내 안 원장 스스로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나름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어쨌든 구체적 시기만 문제일뿐 그가 '바둑해설'을 그만두고 직접 '바둑'을 두려고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안 원장은 과연 대선에 출마할 만한 인물일까. 이는 웬만한 사람들의 모임에선 한번쯤 화제가 됐을 법한 의문이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게 나왔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기정사실로 여겨진 측면이 강하다.

안 원장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1대1 대결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로 꼽혀왔다. 이는 그로 하여금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게 만든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여전히 베일에 덮여 있는 부분이 너무 많다. 국방, 외교, 세제, 금융, 교육, 기업, 부동산, 노동, 복지, 인권, 대북문제 등과 같은 큰 주제만 해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구체적인 이슈로 들어가면 그가 밝혀야 할 견해와 입장은 한이 없다.

안 원장은 이같은 과정을 통해 기존 정치세력과 정치인에 대한 염증의 반작용으로 얻었던 지지율이 허수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대선에 뜻이 있다면 장외에서 변죽만 울리지 말고 정정당당히 링에 올라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대권 주자들과의 논쟁과 경합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국민들이 보고자 하는 것은 포용력과 리더십이다. 안 원장과 다른 입장을 가진 세력과 집단을 껴안고 갈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그가 과연 중도세력를 대표하는 인물인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중도세력의 지지만으로는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진보의 일부와 보수의 일부도 설득하고 포용할 수 있는 시각과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 좌우의 갈등에 지쳐있다.

온건하고 따뜻한 사람, 미래가치를 말하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공자말씀’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그가 던졌던 “대선 출마는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말도 정치적 수사로 보기에는 너무 천진난만한 표현이다.

대선은 남들이 비켜주고 닦아준 길 위로 꽃가마 타고 가는 정치이벤트가 아니다. 권력에 대한 치열한 의지를 바탕으로 정치권과 국민을 설득하며 쟁취하는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일본 바둑계를 평정했던 조치훈이 ‘목숨을 걸고 둔다’고 했던 대국철학은 이 시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시사어퍼컷=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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