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어퍼컷] 저질 '나꼼수'와 욕설이 판치는 '닥치고 사회'
2012-02-15 10:38 (한국시간)
저속한 말과 거짓 정보는 빠르게 퍼져나간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없어지고 감정에 휩쓸려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반(反)지성주의가 팽배한다. 오늘의 한국사회 모습이다. 인터넷문화 탓이 크다.

팟캐스트 형식의 방송 '나꼼수'를 보라. 온갖 비속어와 진실을 가장한 가짜 정보가 횡행한다. 진행자 김어준은 최근 스스로 '잡놈'이라면서 "논란이 된다고 유치한 성(性)적 농담을 하지 않고 얌전하게 방송할 것을 약속드릴 것 같은가? 싫다"고 했다. '잡놈'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한 말이다.

풍자든 폭로든 비판이든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한다.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그건 거짓이고, 거짓은 범죄다. 거짓을 퍼뜨리는 게 풍자일 수 없고 비판일 수 없는 것이다.

저속한 표현이나 욕설은 또 있다.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 전 성균관대 김명호 교수는 '판사 니들이 뭔데?'라는 책에서 "비난해야 할 상황에서 욕하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다고 지랄인가. … 판사, 니들 그렇게 까불다가는 뒈지는 수가 있어"라며 막말과 욕설을 쏟아냈다. 출판사들이 출간을 망설이자 직접 출판사를 차려 책을 낸 것이다. 감히 지성이란 말을 들먹일 수가 없다.

현직 판사들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가카새끼 짬뽕"(이정렬 판사), "가카 빅엿"(서기호 판사)이라는 말을 쏟아내는 세상이다. '막 가는' 세상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당당히 정론을 펼쳐야 옳은 일이고 그게 용기다.

사람은 말을 하기 때문에 짐승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갈 수 있었고 또한 말 때문에 악마의 수준으로 자주 떨어질 수도 있다. 영국의 문학평론가 올더스 헉슬리가 한 말이다. 우리 사회는 분노와 막말과 거짓말, 천박한 말과 욕설이 넘쳐흐르고 있다.

정치판의 막말은 들추자면 끝이 없다. 민주당의 문성근 최고위원은 "약체 정부라서 김대중 노무현이 당했던 온갖 수모를 깨끗하게 돌려드리겠다", "6월 국회가 개원되자마자 특검을 발동해서 현 정부의 행태를 깨끗하게 갈아엎겠다"고 했다. "1% 너희끼리만 해쳐먹지 말고 나머지 99%도 어울려서 잘 살아야 한다"고도 했다.

품위를 잃은 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말 속에 증오와 복수심이 깔려있다. 그런 마음으로 정치를 해서 피바람을 불러오겠다는 것인가. 정치가 전쟁이란 말인가.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추진해야한다고 그렇게 목청을 높이던 민주당 정치인들이 이제 와서 말을 바꾸었다. 이건 무책임이고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치기다.

"거짓말은 권력획득 및 유지의 수단이고 상대에 따라 시시때때로 자신의 의견을 번복하기도 하고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말을 할 필요가 있다."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가 '정치적 거짓말'이라는 글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초등학생들도 쌍욕이 안 들어가면 이야기가 안 된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온순하게 대하면 얕보이기 때문에 욕을 한다는 것이다.

거리에서도 TV나 영화에서도 욕지거리를 흔하게 접한다. 증오의 말, 저질스런 말에 우리는 어느새 익숙해져 있고 별 감각이 없다. 일종의 불감증이다.

그런 불감증을 퍼뜨리는 바이러스를 죽여야 한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까. 날카로운 말, 저질스러운 말, 증오의 말은 외과의사도 치료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는데.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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